《미키 17》 후기 | 인간의 정체성? 봉준호 SF의 신세계 (로버트 패틴슨 1인 2역!)

봉준호 감독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SF다. 《기생충》, 《설국열차》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그가 이번엔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인간’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들고 왔다.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이 돋보이는 《미키 17》. 과연 봉준호의 SF는 다를까? 이 영화, 생각할수록 소름 돋는다.

《미키 17》 기본 정보

• 개봉일: 2025년 2월 28일
• 장르: 모험, 드라마, SF, 코미디
• 러닝타임: 137분
• 감독: 봉준호
• 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원작: 소설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 쿠키영상: 없음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 찢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
미키 17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미키 18이 출력되어버린 상황. 문제는… 미키 17이 사실 살아있었다는 것!

✔ 같은 얼굴, 같은 기억을 가진 두 명의 미키.
✔ 과연 이들은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존재일까?
✔ “나는 죽은 걸까? 아니면 내가 계속 살아있는 걸까?”

영화는 이 질문을 던지면서, ‘정체성’과 ‘개인의 연속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미키는 그저 복사된 존재일까? 아니면 원래 자신과 다름없는 인간일까?

“내 기억을 가진 새로운 생명체가 태어난다면, 그건 부활일까? 아니면 전혀 새로운 존재의 탄생일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니플하임의 황량함, 그리고 미키들의 희생

봉준호 감독이 그려낸 니플하임은 잔혹한 얼음 행성.
여기서 인간들은 탐사를 진행하지만, 가장 먼저 희생되는 건 바로 미키들.

✔ “공기 중 바이러스가 있을까? 미키 한 명을 보내서 실험해보자.”
✔ “이 행성에서 생존하려면 백신이 필요해? 미키를 실험체로 써보자.”

미키는 죽고, 다시 태어나고, 또다시 실험에 사용된다.
결국 그의 희생 덕분에 백신이 개발되었고, 인간들은 마스크 없이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이게 과연 정당한 희생일까? 아니면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일까?”

이 과정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려져서 오히려 더 소름 돋았다.

“그들이 원주민이에요!” – 식민주의를 비판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대사 중 하나가 바로,
미키의 애인이 외치는 “그들이 원주민이에요!”

✔ 니플하임에는 ’크리퍼‘라는 생명체들이 존재한다.
✔ 초반에는 단순한 괴생명체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화가 가능한 고등 생명체.
✔ 그런데 인간들은 이 행성을 개척하려 하고, 크리퍼를 ‘장애물’로 취급한다.

“왜 인간은 새로운 행성을 발견할 때마다 개척이라는 이름으로 정복하려고 하는가?”
“원주민을 무시하고, 배척하고, 도구처럼 이용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특히, 아기 크리퍼의 꼬리를 자르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너무 귀엽고 작은 크리퍼가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는데… 일파(토니 콜렛)가 잔혹하게 꼬리를 잘라버린다.
이 장면은 마치 인간이 원주민을 대상으로 저질렀던 폭력을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파 마샬(토니 콜렛) – 진짜 권력자는 누구인가?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은 니플하임 탐사를 주도하는 정치인으로 나오지만… 사실 그는 꼭두각시다.
진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의 아내, 일파 마샬(토니 콜렛).

✔ 일파는 케네스를 은근히 조종하며, 실질적인 결정을 내린다.
✔ 인간이 크리퍼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행성 개척을 어떻게 진행할지 모두 그녀의 의지대로 흘러간다.
✔ 케네스는 그저 겉으로만 지도자일 뿐, 실제로는 일파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구조.

“겉으로 보이는 권력이 진짜 권력일까?”
“우리가 믿는 리더들은 정말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을까?”

이런 정치적 요소가 영화 속에서 은근히 녹아 있어서, 단순한 SF 그 이상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템포, 솔직히 어땠나?

솔직히 말하면… 나한테는 조금 힘들었다.
나는 도파민 중독자라서 유튜브 요약 영상도 2배속으로 보는 타입인데, 이 영화는 꽤 묵직하고 천천히 흘러간다.

✔ 러닝타임 137분, 짧지는 않음.
✔ 중간중간 철학적인 대사나 장면들이 많아서, 빠른 전개를 기대하면 힘들 수도.
✔ 하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고, 몰입하면 굉장히 깊이 빠져들게 되는 영화.

결국, 이건 내 문제다.
“빨리빨리 전개되는 SF”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도 있지만, 천천히 음미하면서 깊은 주제를 곱씹고 싶다면 완벽한 영화.

《미키 17》 후기 – 볼만할까?

✅ 추천하는 사람
✔️ 봉준호 감독의 철학적 SF를 보고 싶은 사람
✔️ 로버트 패틴슨의 1인 2역 연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
✔️ 단순한 SF가 아닌, 깊은 메시지가 담긴 영화를 찾는 사람

❌ 비추천하는 사람
✖️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 (템포가 느릴 수도 있음)
✖️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기대한 사람 (생각할 요소가 많음)

별점: ⭐⭐⭐⭐☆ (4.5/5)
✔ 봉준호 감독의 철학적 메시지
✔ 로버트 패틴슨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
✔ ‘나’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

하지만 빠른 SF를 기대했다면 살짝 호불호 갈릴 수도?

《미키 17》, 과연 당신은 몇 번째 미키인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당신도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내가 죽고, 나와 똑같은 기억을 가진 존재가 태어난다면… 그건 나일까, 아니면 또 다른 존재일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미키 17》에 빠져든 것이다.